런던의 그리니치해변 Maritime Greenwich

런던에 있는 또다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그리니치 해변 일대의 공공건물, 개인건물, 왕립공원인 Maritime Greenwich다. 단지 한 건물을 기준으로 문화유산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몇 세기에 걸쳐 이 일대에서 진행되었던 사건과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 등을 모두 묶어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런던을 짧은 기간동안 여행하다보면 주로 웨스트민스터사원 주변으로 관광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면 이곳까지 들르기가 쉽지는 않다. 런던이지만 어찌보면 큰 마음을 먹어야 갈 수 있는 곳이 이곳이 아닐까 싶다. 


그리니치 해변, 해변이라하기에는 영어의 한국번역 표현이 좀 낫설다. 엄밀히 말하면 이곳은 템즈강의 강변이지만 이곳은 해양박물관이나 해군사관학교 등이 있어 Maritime이라는 명칭이 붙어있다. 이곳은 청동기 유물부터 고대 로마 유적지까지 다양한 유물이 발굴되고 있으며, 그리니치천문대부터 커티샥, 영국의 바로크양식 건축물 등이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런던의 신도시 개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니치 천문대


그리니치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그리니치 천문대일 것이다. 그리니치의 왕궁이 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져 있는 이 왕립천문대는 찰스2세때인 1675년에 크리스토퍼 랜에 의해 설계/건축되었다. 찰스2세는 천문대를 설립하며 존 플램스티드를 초대 천문대 대장으로 임명하였는데, 이후 이 천문대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영국 천문학자들은 오랫동안 그리니치 천문대를 위치 측정의 기준으로 삼아 왔다. 


흔히 본초자오선이라고 하는데, 위치 표시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 점이 필요한데 그 기준점을 그리니치 천문대로 삼고 통일된 위치 표시를 한 것이다. 자오선에서 '자'와 '오'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라는 우리의 전통 12갑자에서 밤12시와 낮12시에 해당되는 '자'시와 '오'시 연결한 세로 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위치의 근원이 되는 선이기에 본초자오선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는데, 이 선은 1884년 국제협정에 의해 국제 시간의 표준시 GMT(그리니치평균시)을 기준이 되었다.  그리니치천문대에 가면 이 선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 중의 하나인 런던, 그래서 별 관측에 정말 중요한 광 공해도 심하다. 이런 이유로 현재 그리니치 천문대는 케임브리지로 이전해 있으며, 특별히 볼거리 많은 곳은 아니어서 그냥 본초자오선 사진만 찍고 천문대 안까지 들어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고 한다. 




커티샥 The Cutty Sark


런던의 커티샥 역을 나오면 바로 큰 범선 Cutty Sark이 나오는데, 1869년에 만든 대형 쾌속 범선이다. 부산일보의 범선이야기 연재시리즈에 따르면 원래 커티샥이란 스코틀랜드인들이 입는 짧은 여성용 속옷을 가리키며, 매혹적인 속옷 차림의 마녀를 내용으로 하는 로버트 번스의 시에서 커티샥이라는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그리고 커티샥호의 선수상에는 이 시에 나오는 마녀의 형상이라고 한다. 


길이 85m, 너미 11m, 깊이 6.7m의 날렵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주돛대의 높이는 46m로 모두 3개의 돛대가 설치되어 있어 최고 17.5노트까지 항해할 수 있어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배였다. 증기선이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빠른 범선으로서 영국의 큰 자랑이었던 커티샥은 1938년 이후에는 무역선으로서 위상에서 내려와 훈련선으로 사용되었고, 1954년 보존을 위해 커티샥 보존위원회가 매입해서 보수한 뒤, 지금은 따로 하부에 구조물을 넣어 세워 해양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퀸스하우스 Queen's House


퀸스하우스는 1614년에서 1617년 사이에 건축된 왕실 주거지로서 제임스1세가 아내인 덴마크 출신의 앤을 위해서 이 지역에 별장을 지어주게 되었는데, 앤 왕비는 궁정건축 총감독관인 이니고 존스에게 건축을 위임해서 건축되었다고 한다. 제임스1세의 3번째 부인이었던 앤은 화려한 사교활동으로 유명한데 많은 귀족들의 사교 장소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과자공장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죄수를 가두는 감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영국 최초의 르네상스식 건물로서 이 건축물 이후에 2세기에 걸쳐 영국 전역의 주택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왕립해군사관학교 Old Royal Naval College, 그리니치 대학 University of Greenwich


왕립해군사관학교는 제임스1세, 찰스1세 뒤를 이은 찰스2세 때 지어졌는데, 영국의 대표적인 바로크양식의 건물 답게 이 지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이다. 퀸스하우스 앞쪽으로 네 개의 건물이 대칭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대칭되는 건축물의 가운데에는 조지2세의 동상이 있으며, 매우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있다. 지금은 그리니치 대학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타 개인 가옥들


Vanbrugh Castle : 건축가 존 밴브루 경의 사저이 밴브루 캐슬



Ranger's House : 


   

Trafalgar Tavern : 템스 강변에 있는 우아한 건물


   


St Alfege’s Church : 1711~1714년에 니콜라스 호크스무어가 지은 건축물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그리니치 반도 Greenwich Peninsula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리니치 반도 지역은 2000년 밀리니엄을 맞아 대대적인 신도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니치 밀레니엄 빌리지(GMV)라는 이름으로 영국의 건축가 랠프 어스킨 경이 설계총괄을 맡았으며, 현대적 아파트와 함께 전통적인 영국마을 형태를 함께 지닌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가스공장의 버려진 땅에 6~10층 규모의 다세대 주택들이 광장과 함께 늘어서 있으며, 이러한 주택 단지 뒤에는 캐너리워프 Canary Wharf라는 40~50층의 고층 빌딩 숲이 들어서 있다. 빽빽한 건물들이 있지만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개방적인 구조와 광장을 곳곳에 설계해 놨으며, 자연습지를 통한 산책로가 환상적으로 들어서 있으며, 주차장은 공동의 지하주차장을 마련해놨으며, 풍력과 태양열의 친환경 에너지 발전 시설들이 에너지를 공급해 주고 있다. 


밀레니엄 돔 역시 이 지역의 명물로서 하늘을 향한 뿔 기둥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이 곳은 런던올림픽의 체조경기장으로도 활용되었으며, 수많은 뮤지션들의 공연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한국사람들에게 아직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이제 런던을 간다면 꼭 가봐야할 도시 재생의 훌륭한 결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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