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탑 - 정복왕 윌리엄의 요새 Tower of London

탑인가 성인가


영국 런던의 템즈강을 따라가면 많은 역사적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타워브릿지와 이어져 있는 런던탑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영국 역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런던의 런던탑은 정복왕이라 불리었던 윌리엄이 런던을 방어하고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템스 강변에 건설한 성이다. 이름은 탑인데 탑이라 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크기에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탑을 찾는다면 절대 이곳을 찾지 못할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런던탑과 타워브릿지



정복왕 윌리엄의 잉글랜드 정복 기념물


런던에 있는 이 문화유산을 알기 위해서는 당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해가 미리 필요할 것 같다. 11세기 영국 (한국으로 따지면 고려시대 중반 정도)은 오늘날 영국처럼 강력한 문화적 강국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변영한 나라도 아닌 그냥 조용한 시골나라 정도 였다. 이 당시에 유럽에서 가장 정복활동을 활발히 한 민족은 오늘날 노르웨이 지역의 바이킹인데 이들 바이킹은 강력한 해군을 바탕으로 영국 뿐만아니라 프랑스 북부지역, 이탈리아의 남부 등으로 힘을 넓혀나갔다. 특히 프랑스 북부지역 노르망디 지역에 정착한 바이킹을 노르만족이라 불렀는데 이곳을 통치하는 이가 바로 윌리엄1세였다. 


이 당시 영국은 왕위이양 과정에서 극도의 혼란이 있었고, 노르만족과 앵글로색슨족의 정치적 대립, 교황과 거리를 두게됨에 따라 종교적 대립도 가중되어 있었다. 윌리엄1세는 이런 혼란을 틈타 잉글랜드 지역을 노렸는데, 당시 유럽 지역의 기사들에게 잉글랜드를 정복하면 땅을 나눠주겠다고 해서 많은 병사와 배를 모으게 된다. 심한 폭풍우 때문에 배를 타고 건너지 못하고 대기 상태에 있던 중에 노르웨이에서 이 혼란의 잉글랜드 땅을 먼저 침공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당시 잉글랜드의 왕이었던 헨리왕은 노르웨이와 엄청한 피해를 보며 겨우 땅을 지켜낸다. 이 상태에서 윌리엄이 정예 병사들을 데리고 잉글랜드로 들어왔고 모든 힘을 노르웨이와의 전쟁에 써버린 잉글랜드 지역의 헨리왕을 쉽게 무찌르고 영국을 차지하게 된다. 


런던탑의 초기 모습 (해자가 보인다)과 현재 모습 비교


이 전쟁에서 당시 잉글랜드의 많은 기사들이 죽었는데, 이를 계기로 영국의 지배 계층이 한순간에 바뀌고, 영국의 시골 문화에 유럽대륙의 고급 문화가 영국에 자리잡게 된다. 그리고 아직은 언제 반란이나 타국가의 침략이 있을지 몰란 런던 내 가장 요충지에 가장 높고 튼튼한 거대한 성을 짓게 되는데 이 건물이 바로 런던탑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대표작


특히 당시에 노르만족에 유행하는 건축 양식은 로마네스크였는데 중세 암흑기의 건축에서 벗어나 수려한 고딕양식 건축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된다. 주요 특징으로는 전쟁을 많았던 시대적 요건에 부합되게 어마어마하게 큰 석재 건물, 벽이 매우 두껍고, 창은 작으며, 아치형 구조가 등장하며 건물의 대칭도 중요한 특징이다. 내부도 아주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당시에는 노르만 족이 본래 거주지였던 스칸디나비아 뿐만아니라 영국, 아프리카, 그리스, 이탈리아까지 많은 곳을 이동하면서 문물을 가장 활발히 교류하던 민족이었기에 이러한 건축에서도 큰 혁신을 가져왔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캔터베리대성당, 프랑스의 몽셀미셀, 이탈리아 나폴리의 계란성(실제 이름은 카스텔 델로보), 피사 대성당 등이 모두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건축물이다. 


시계방향으로 몽셀미셀, 캔터베리대성당, 피사대성당, 나폴리 계란성


런던탑 투어


런던탑의 투어는 템즈강의 서쪽편 메인 출입구에서 출발해서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 하는데 런던탑은 이중 벽 구조로 성벽을 따라 걸으면 정말 튼튼하게 지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런던탑의 가이드맵. 아래쪽 메인출입구로 들어간 뒤에 오른쪽에 성곽 올라가는 길로 가면 외부 성곽을 한바퀴 돌아볼 수 있다


런던탑의 여러구역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부분은 한가운데 있는 높이 28m의 화이트 타워로서 영국왕들의 거쳐로  사용되다가 1240년 헨리3세가 이 탑을 흰색으로 칠하면서 화이트타워라는 명칭을 갖게 되었다. 17세기에는 왕실의 무기고로 쓰였는데 그런 이유로 현재는 무기박물관으로서 쓰이고 있고 내부에는 역대 왕들의 갑옷이나 무기 등을 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다. 영국의 3대 무기박물관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유럽은 이런 무기박물관들이 잘 발달되어 있는 곳 같다. 


화이트타워의 모습. 한번 들어가면 쭉 맨 위층까지 올라간 뒤에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동선이 짜여있다


화이트타워 내의 무기박물관


투어 동선 상 화이트타워를 나오면 워털루 블록 Waterloo Block 건물이 나오는데 특히 이 건물에는 크라운쥬얼 Crown Jewels이라는 왕관 보석을 전시하는 곳이 있어 대관식에 사용되는 왕관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또한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라는 '아프리카의 별'도  전시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게 인기있는 곳인데, 내부에 실제 왕관 보석이 있는 곳에서는 사진을 못 찍는다고 하니 아쉬울 다름이다.


외부 성곽을 따라가도 왕관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다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 영국 왕실의 그린타워 Tower Green이 나온다. 유네스코 홈페이지에는 15세기에 에드워드5세와 그의 동생, 16세기에는 앤 불린, 캐서린 하워드, 제인그레이, 엘리자베스1세 등 4명의 영국 여왕이 이 탑에 투옥되었다고 나온다. 이 중에서 엘리자베스 1세를 제외하고 나머지3명은 이 그린타워에서 처형당했다고 한다. 


그린타워 바로 옆에는 블러디타워 Bloody Tower가 있는데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감옥과 처형의 장소로 쓰였던 곳이고, 아무래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죽었기에 이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 블러디타워에서 템즈강쪽편에는 배신자의 문Traitor's Gate가 있는데 이 문을 통해 끌려와 처형당하고 이 문을 통해 내보냈다고 한다. 



타워브릿지


유네스코문화유산은 아니지만, 런던탑을 나오면 타워브릿지를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쉽다. 타워브릿지라는 이름도 런던탑 옆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붙여졌다. 1886년에 착공해서 1894에 완공했으며, 템즈강 내 큰 배가 지나가기 위해 다리가 들어올려지게 설계되어 있다. 완공 첫달에는 655번 들어올려졌다는데 최근에는 1년에 약 500번 정도 들어올려진다고 한다. 타워브릿지 바로 앞에서는 다리가 들어올려져도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런던타워쪽에서 보는 게 훨씬 좋다고 한다. 


런던탑에서 타워브린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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