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 내셔널갤러리 National Gallery
- 박물관.미술관
- 2018. 8. 4. 00:32
대영박물관이 세계 최대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라면 내셔널갤러리는 세계 최대의 미술관이라 할 수 있다.
1838년 내셔널 갤러리가 처음 개관되었을 때 이스트윙과 웨스트윙으로 나눠 이스트윙은 로열아카데미가 웨스트윙은 내셔널 갤러리에서 사용했다. 그러나 점점 많은 기증에 따라 소장작품은 늘어갔고, 로열아카데미는 피카딜리서커스쪽으로 이사를 갔으며, 1857년에는 초상화들만 따로 모아 내셔널 갤러리 뒤편에 따로 국립초상화미술관을 개관 옮겼으며, 현대 미술 작품들은 테이트 모던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그래도 전시공간이 부족했는지 1991년에는 세인스버리 윙을 지어 르네상스 작품들을 옮겨놓았다.
유럽을 여행할 때마다 그곳의 대표 갤러리에 들러보지만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림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다는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게 그림인데 투어를 신청해서 들으면 좋겠지만 우리아이들은 투어를 너무 지겨워한다.
내셔널갤러리도 영어 오디오가이드를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방대한 양의 그림을 살펴보기에 오디오가이드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관련 책을 사서 읽어보면서 미리 사전에 공부하지는 않되는데 내셔널 갤러리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살펴봤지만 “런던미술관산책” (전원경 지음)이 가장 스토리텔링이 잘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 내셔널갤러리의 내부 가이드맵 (https://www.nationalgallery.org.uk/media/25245/floorplan_english_april_2018.pdf)
대사들 The Ambassadors (홀바인2세) - Room4
2m가 넘는 보기에도 위풍당당하고 실제 홀바인2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영국의 프랑스 대사인 장 드 댕트빌, 그리고 그의 친구인 사제 조르주 드 셀브다.
작품의 배경은 헨리8세가 여인 때문에 카톨릭과 결별하고 영국성공회를 만들고 수장이 된 때이다. 프랑스는 댕트빌 대사로 하여금 헨리8세를 설득시킬것을 종용하고 있었다. 당시에 헨리8세에게 카톨릭과의 결별하면 안된다고 했던 신하들 대부분이 처형당했으니 얼마나 걱정이 심했을까.
그림 속의 지구본이나 각종 천문기구들은 두 사람의 집안이 대단하고 학식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내준다. 또한 바닥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바닥과 동일해서 영국에서 그렸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기타처럼 생긴 류트는 2줄이 끊어져 있어 뭔가 갈등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앞 부분에는 바로 보면 보이지 않지만 옆에서 봐야 보이는 커다란 해골을 그려놓았으며 댕트빌의 뒤쪽으로는 흐리지만 십자가도 그려놨다. 죽음과 구원을 의미하는 화가의 숨겨진 의도가 잘 엿보이는 그림이다.
기괴한 노부인 An Old Woman (The Ugly Duchess) (캉탱 마시) - Room5
이 작품은 캉탱 마시가 친분이 있던 에라스무스의 '우신 예찬'에 나오는 어리석고 기괴한 인물을 염두에 두고 그린 그림이다. '우신 예찬'은 저속한 철학자와 신학자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교황 등 성직자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다.
실존 인물을 그린 것이 아니라 다빈치의 스케치에 나오는 인물을 모델로 그렸으며 이 그림의 노인은 1865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초판 삽화에 나오는 못생긴 공작부인의 모델이 되기고 했다고 한다.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Bacchus & Arladne (티치아노) - Room6
미노타우르스의 미로 얘기는 다들 잘 알 것이다. 테세우스가 이 미궁 속에 들어가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르스를 죽이고 빠져나온다는 얘기인데, 이 때 테세우스를 도와주는 이가 바로 아리아드네다. 하지만 테세우스는 미궁을 빠져나오자마자 아리아드네를 버리고 떠나가버린다.
이 때 술의 신 바쿠스가 우연히 지나가다가 슬픔에 빠진 아리아드네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린다. 사랑에 대한 다짐으로 아리아드네가 쓰고 있던 관을 하늘로 던져 별자리를 만들어버린다. 좌측 상단에 보이는 게 바로 이 별자리다. 왕관자리라 불리우는 별자리는 이 신화내용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그림의 우측 하단쪽은 바쿠스의 어두운 영역이고 좌측 상단은 아리아드네의 밝은 영역이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바쿠스가 밝은 영역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리스도의 매장 The Entombment of Chris (미켈란젤로) - Room8
내셔널갤러리에는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2점 있지만 아쉽게도 미완성 작품이다. 미완성의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켈란젤로 정도의 거장이라면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정도의 베짱을 가졌을 수도 있고, 또 이곳저곳 정말 힘있는 군주와 교황이 부르면 어쩔 수 없이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고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십자가에서 숨을 거둔 예수를 거두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축 늘어진 예수의 몸이 보인다. 완성이 되었다면 피렌체 돔에 있는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피에타와 같이 정말 멋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오른쪽 하단의 빈 곳은 마리아의 모습이 그려질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당시 마리아의 옷을 그리는데 필요한 청금석의 울트라마린블루 물감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준보석에 해당하는 청금석은 가루로 만들어 영롱한 파란색을 내는 쓰였는데 카스피해 동쪽에서 주로 채굴되어 지중해를 따라 긴 거리를 따라 왔기 때문 울트라마린 블루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맨체스터의 성모자 Madonna di Manchester (미켈란젤로) - Room8
이 작품은 19세기 이후 맨체스터 쪽에서 계속 보관되어 왔기 때문에 맨체스터의 성모자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 아기 요한를 그린 작품으로, 뒤쪽으로 좌우 한쌍의 천사들이 그려질 예정이었다.
아기 예수는 책에 대한 호기심으로 팔을 뻗어 잡으려 하지만 성모 마리아는 이를 못보게 넌지시 멀리한다. 예수의 고난이 적혀 있는 계시록이기 때문이다. 요한은 그림에서 항상 십자가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팔로 십자가 표시를 하고 있다.
성 조지와 용 St George & the Dragon (틴토레토) - Room9
초기 카톨릭 전파에 심혈을 기울려 순교성인이 된 성 조지의 이야기다. 리비아의 한 마을에 포악한 용이 살고 있었는데 매일 처녀를 먹어 치웠다고 한다. 리비아의 공주까지 용의 먹이가 될 처지가 되었으나 성 조지가 나타나 용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카톨릭으로 개종시켰다는 내용이다. 카톨릭 개종을 뺀다면 흔히 들어왔던 용과 기사이야기다.
그림에서 용과 성 조지를 좀더 크게 그릴만도 한데, 이보다 리비아의 공주가 더 크게 그려지며 이 시대 화가들의 개성이 넘치는 좀더 자유로운 표현을 볼 수 있다.
교황 율리오2세 Portrait of Pope Julius II (라파엘로) - Room8
런던미술관산책의 저자 전원경은 그림을 가장 아름답게 그리는 화가로 라파엘로 산치오를 들고 있다. 실제로 그림의 정교함과 우아함으로 유럽의 많은 미술아카데미들은 라파엘로의 그림을 교본삼아 가르쳤다고 한다.
이런 라파엘로의 그림을 그리는 능력과 훤칠한 외모와 예의바른 성격은 당대의 교황이나 군주들에게 총애를 받게 했고 그래서 이들은 라파엘로에게 초상화를 그리게했다.
교황 율리오2세의 초상화는 많은 교황이나 군주들의 초상화와 달리 인물을 완전히 똑같이 그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더 젊고 더 위대한 모습을 띄게 그린게 아니라 고집쟁이 독재자 교황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율리오2세가 교황이 되기전 원래 이름은 로베레(이탈리어로 참나무)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교황이 앉고 있는 의자 위쪽으로 도토리를 그려넣는 배려 또는 위트를 보여주고 있다.
비너스와 마르스 Venus & Mars (보티첼리) Room58
이 그림은 베스푸치 가문이 딸의 혼수품으로 보내기 위해서 보티첼리에게 부탁해서 그린 그림이다.
‘비너스의 탄생’과 같은 작품에서 매우 아름답게 여성의 몸이 가진 곡선을 표현한 보티첼리는 이 그림에서도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막 관계를 끝낸 듯한 두 사람, 마르스는 피곤한지 눈을 감고 잠들어있고 비너스는 뭔가 더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 표정이다. 그리고 이를 눈치 챘는지 사티로스들이 마르스를 깨우려고 한다.
남녀간의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한 그림이지만 사실 비너스와 마르스는 불륜 관계다. 비너스의 남편은 불카누스라는 대장장이로 사티로스들이 재밌게 들고 있는 투구나 창이 모두 불카누스가 만든 것이다. 혼수품으로 불륜의 장면 그림을 그려주다니.. 어쩌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많은 내용들이 불륜이나 막장드라마여서 어쩔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화 The Arnolfini Portrait (얀 반 에이크) - Room63
얀 반 에이크는 플랑드르 화파의 대표주자로서 유화를 처음 도입한 화가로 알려져 있다. 유화여서 그런지 왼쪽의 아르놀피니가 입고 있는 모피의 털 하나까지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은 결혼 또는 약혼을 하고 있는 부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왼쪽의 남자는 모피상 답게 모피 옷을 입고 있고,
오르쪽 부인의 모습은 마치 입신한 듯한 모습으로 보였으나 사실은 이 당시 유행했던 옷차림이라고 한다. 배 속에 일부러 쿠션을 넣고 다니는게 유행이었다니.. 샹들리에와 그 밑에 붉은 침대는 초상화를 의뢰한 집안의 경제적 부가 대단한 것을 보여준다.
샹들리에 아래 볼록거울에는 결혼식의 증인들이 비춰져 있고 거울의 주변으로는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되기 까지 수난 장면이 그려져 있다. 그림 곳곳에 어려 종교적 상징물을 통해 결혼을 의미하는 Engagement와 하느님에게 순종하겠다는 의미의 Engagement가 중첩시켜놓고 있다.
암굴의 성모 The Virgin of the Rocks (다빈치) - Room66
암굴의 성모는 다빈치가 두번 그린 작품이다. 하나는 내셔널 갤러리에 있고 다른 하나는 파리 루브르에 있다.
루브르에 있는 암굴의 성모가 먼저 그려졌는데, 1483년~1486년에 그린 작품으로 가운데에 성모마리아가 왼편에 두손을 모으고 있는 아기는 예수, 오른쪽에는 아기 요한, 그리고 천사 우리엘이 묘사되어 있다. 그림을 의뢰한 성 프란체스코 교회의 수녀들은 이 그림을 보고 세례를 내려야 할 예수가 오히려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 듯이 묘사되어 퇴짜를 놓았다고 한다. 또한 천사 가브리엘의 섬뜩한 손가락 제스쳐 역시 매우 거부감을 들게 하였다고 한다.
성 프란체스코 교회의 수녀들이 수정 요구에 따라 수정을 하기는 하지만 고집불통의 다빈치가 그리 쉽게 요구를 수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그림이 수정본인데 전체적인 구도는 동일하다. 하지만 아기의 위치가 바뀌었는데 일단 왼쪽에 있는 십자가를 지팡이처럼 갖고 있는 아기가 요한이다. 요한은 어떤 그림에서도 지팡이를 짚고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통해 아기 요한임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 또한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아 경배를 하는 모습을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기예수는 축복을 내릴 때의 제스쳐인 손가락 세계를 펴고 있으며 천사 가브리엘의 손가락 역시 없어졌다.
두번째 작품은 실제 다빈치가 아니라 다빈치의 제자에 의해 그려졌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정밀 분석 결과 루브르 소장본과 동일작가 그린 것으로 판명되었다.
삼손과 데릴라 Samson & Delilah (루벤스) - Room18
루벤스는 플랑드르 지방(현 벨기에)의 대표화가로서 다비드, 반 다이크, 홀바인2세 등과 유럽 여러 군주들에게서 총애를 받았던 실력자다.
삼손과 데릴라는 삼손의 우람한 근육과 데릴라의 옷에서 보이는 섬세한 주름이 잘 표현되어 있다.
삼손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데릴라는 삼손의 연인이 되었고, 삼손의 힘이 머리카락에 있다는 것을 알고 그가 잠들었을 때 머리카락을 자르도록 한다. 밖에서는 삼손이 힘을 못쓰게 되면 잡도록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다.
파리스의 심판 The Judgement of Paris (루벤스) - Room18
삼손과 데릴라에 이어 또다른 루벤스의 걸작인 파리스의 심판. 신화에서 주노, 비너스, 미네르바 (그리스신화에서는 헤라, 아프로디테, 아테나)가 누가 더 아름다운지 겨루기 위해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판정을 내리게 하는 장면이다.
세 여신은 파리스에게 자신을 최고의 미녀로 선택해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하겠다고 했는데 주노는 소아시아를 다스릴 권력을, 비너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주겠다고, 미네르바는 최고의 힘을 주겠다고 한다. 파리스는 결국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더 이끌렸는지 비너스를 선택한다.
이 당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그리스의 왕비 헬레네였는데 비너스는 헬레네를 빼앗아 파리스에게 준다. 졸지에 아내를 빼앗긴 그리스의 왕 메넬라오스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볼리 만무하다. 결국 대군을 이끌고 트로이를 공격하는데 이것이 트로이전쟁의 서막이다. 나중에 그리스가 선물로 남긴 트로이목마 덕택에 전쟁은 그리스의 승리로 끝나고 헬레네는 다시 메넬라오스에게 돌아가게된다.
자화상 Self Portrait at the Age of 63 (렘브란트) - Room22
빛의 마술사라 불리었던 네덜란드의 대표 화가 렘브란트. 렘브란트는 젊은 시절에는 최고의 화가로서 명성을 날렸으나 30대 후반에 ‘야경’이라는 걸작을 그렸으나 악평을 받으며 초상화가로서 명성을 잃고 비참한 말년의 삶을 보내게 된다.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자주 그렸는데 이 그림은 그가 죽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다.
비너스의 화장 The Toilet of Venus (벨라스케스) - Room30
아무리 르네상스 시대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누드화는 카톨릭의 눈치를 봐야되는 입장에서 쉽게 그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중세 억압에서 벗어난 르네상스 화가들에게 누드화는 놓칠 수 없는 주제였고 그래서 그리스로마신화의 주인공 중 미의 여신인 비너스를 대신해서 누드화를 그리곤 했다.
그리고 비너스의 화장은 누드화에서 많이 활용되는 주제로서 여러 화가들에 의해 그려졌다. 어쩌면 비너스가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주제일 수도 있다.
내셔널갤러리의 X레이 분석 결과, 벨라스케즈는 처음에 이 그림을그릴 때 여성의 뒷태만 그렸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큐피드와 거울을 덧 그린 것으로 밝혀졌는데, 보수적인 카톨릭 국가에서 여성의 누드화를 그린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근법을 철저히 지키는 벨라스케스 성격상 거울의 위치가 맞지 않고, 비너스의 얼굴도 흐리게 그려져 있어 상당히 급하게 그리고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그렸을 것으로 보인다.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Self Portrait in a Straw Hat (엘리자베스 브룅) - Room33
한눈에 봐도 매우 상쾌한 느낌을 들게 하는 초상화다. 18세기 후반 여성 화가들의 존재는 매우 희귀했는데 여성 특유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어 있다.
전함 테메레르 The fighting Temeraire (윌리엄 터너) - Room34
우리에게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그림이지만 영국인에게는 ‘가장 위대한 영국 그림’에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는 의미 깊은 그림이다.
테메레르는 나폴레옹의 영국 침공을 막아낸 트라팔가 전투에서 대활약했던 전투함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산업혁명이 진행되며 이 전투함은 더 이상 필요없는 배가 되어 버렸다. 결국 전함 테메레르는 런던의 운수업자에게 팔리고 배는 통나무 장작으로 해체되었다.
이 그림은 배가 팔린 뒤에 산업화의 상징인 증기선에 의해 예인되어 들어오는 전함의 쓸쓸한 최후를 담고 있다. 전함의 뒤로 떨어지고 있는 석양은 가장 위대한 전함의 가장 처절한 최후를 더욱 쓸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해바라기 Sunflowers (고흐) - Room 43
고흐가 파리를 떠나 프랑스 남부 아를에 도착하며, 아를에서 화가들의 공동체 생활을 꿈꾸던 시절 그린 그림이다.
고흐는 생전에 총 12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는데 이중에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는 모두 7점이다. 이 그림은 이 중에 해바라기가 가장 많은 15송이 해바라기 작품이다. 고갱이 고흐의 요청에 따라 아를로 오겠다는 회신을 받고 기뻐하면서 자신의 방을 꾸미기 위해 그렸다고 한다.
유화를 매우 두껍게 칠해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했으며, 그림의 배경 역시 노란색으로 되어 있어 매우 이색적인데 고흐가 살고 있던 집이 노란집 (아를에 지금 이 집은 전쟁으로 무너지고 다른 건물이 들어서 있다)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막시밀리안의 처형 The Execution of Maximilian (마네) - Room44
매우 특이한 그림이다. 이 그림은 마네가 그린 뒤에 직접 잘라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이 조각들은 마네가 죽은 뒤에 각각 따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다행히 마네의 친구인 드가가 이 조각들을 다시 사서 복원한 모습이 현재의 상태이다.
이 그림의 배경은 나폴레옹3세가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멕시코의 황제로 오스트리아 막시밀리안 대공을 옹립하면서부터이다. 나폴레옹3세는 멕시코를 잘 통치할 수 있도록 물질적,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으나 실제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고, 결국 멕시코 내에서 쿠테타가 일어나 막시밀리안은 총살형에 처해진다.
마네가 생각하기에 막시밀리안을 죽인 사람은 멕시코의 군인들이 아니라 나폴레옹3세인 듯 싶다. 그래서 사형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복장은 프랑스 군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마네의 그림은 고야의 '1808년 5월3일의 학살'과 동일한 주제와 구도를 갖고 있으며, 또 이는 파카소의 '한국전쟁에서의 학살'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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