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헤의 역사 지구 - 북쪽의 작은 베네치아 Brugge

벨기에는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공용해서 쓰는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도시 이름을 말할 때도 상당한 혼란이 온다. 브뤼헤 Brugge 역시 브루게, 브뤼제, 브뤼허, 브루허 등 다양하게 불리어지고 있다. 


브뤼헤는 브뤼셀에서 겐트를 지나 30분 정도 더 가면 나오는 도시다. 인구 11만의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지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꼽을 때 항상 거론될 정도로 도시 미관이 일품인 곳이다. 특히 플랑드르 지방에서 보이는 장난감같은 독특한 지붕 구조는 다양한 색감이 더해져 매우 이국적인 느낌을 들게 만든다. 


브뤼헤의 광장 주변 건물들 (이미지출처: Wandering Quinn)


1600년~1800년까지는 바다에서 부터 물자를 도심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도심 곳곳에 운하가 설치되었다. 퇴적물이 점차 쌓이면서 이제 더이상 해양무역도시로서 기능은 잃어버렸지만 이 운하는 도심을 관통하며 보트도 탈 수도 있어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그래서인지 브뤼헤는 북쪽의 작은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브뤼헤의 구도심에 해당되는 역사지구는 11세기부터 약 천년동안 다양한 건축물들이 들어서면서 중세 도시의 모습을 창조적으로 잘 발전시킨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광장을 중심으로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은 브뤼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브뤼헤의 운하 모습 (이미지출처: World Wanderista, Erasmusu.com)


마르크트 광장 Grote Markt

브뤼셀의 그랑플라스처럼 건물들로 둘러쌓인 광장이며, 그랑플라스보다 좀더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광장의 중앙에는 14세기 초 프랑스와 벨기에(당시에는 플랑드르 공국) 전쟁시 연합군의 지휘관이었던 얀 브레이델과 피터 코닌크의 조각상이 있다. 


마르크트 광장 중앙의 조각상 (이미지출처: reisgraag.nl)


광장주변으로는 종탑과 구법원 등 공공 건물과 함께 다양한 개인건물(대부분은 길드하우스)들이 들어서 있으며, 1층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브뤼셀의 길드하우스들이 황금색 조각으로 치장을 하는 등 좀더 화려함을 강조했다면 브뤼헤의 길드하우스들은 좀더 화려함을 절제하며 건물 자체의 모양과 색감을 더 강조한 듯하다. 


마르크트 광장의 모습 (이미지출처: Freeartbackgrounds.com, Wallpaper Better)


브뤼헤 종탑 Belfort van Brugge

겐트의 종루와 같이 도시를 지키기위한 망루로서 지어졌다. 플랑드르 지역에서 가장 높은 83m의 종탑으로서 도시 어디에서도 보이는 브뤼헤의 랜드마크와도 같으며,  시간에 따라 종을 울려 종소리를 듣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높이 83m의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종탑은 1240년 해양 무역 도시로서 브뤼헤가 가장 번성할 때 지어졌다. 건물구조는 상당히 특이한데 아래쪽은 정사각형의 구조를 갖고 있으나 상층부는 8각 구조를 갖고 있다. 8각 구조 부분은 화재 뒤에 보수공사를 하면서 15세기경에 추가되었다고 한다. 


브뤼헤 종탑 (이미지출처: fr.wikipedia.org)


종탑을 오르기 위해서는 12유로의 입장료를 내야하며, 인근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기 때문에 브뤼헤의 빨간색 지붕이 펼쳐져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좁고 철조망으로 가려져 있어 인물이 나오게 사진을 찍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종탑에서 보이는 뷰 (이미지출처: Trover, Pinterest)


시청과 시의회 Stadsbestuur Brugge

브뤼헤 종탑의 좌측편 길로 가면 브루크 광장이 나온다. 브루크 광장에서 눈에 띄는 건물은 단연 시청사다. 벨기에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 양식의 건물로서 성혈 대성당에서 보관 중인 유골함(Shrine)을 본따 설계되었고 1376년~1420년에 걸쳐 지어졌다. 


시청사 건물 모습 (이미지출처: Wikimedia Commons)


시청사의 내부는 예식장소로도 사용되는데, 브뤼헤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예식장소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말에는 결혼식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성혈대성당의 유골함 모습과 결혼하는 커플 (이미지출처: journey around the globe, photostudio.org)


성혈 대성당 Basilica of the Holy Blood

1150년 2차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플랑드르 백작이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예수의 성혈이 묻은 헝겁조각을 모셔둔 예배당이다. 로마네스크 양식을 베이스로 해서 이후에 바로크 양식이 가미된 건물로 모르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투박한 건축물로서 내외부 모두 소박한 모습을 갖고 있다. 


성혈 대성당의 외부와 내부 (이미지출처: Julie's Paris)


브뤼헤에서는 이 성혈 유물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월에 예수승천제라는 축제를 한다. 축제기간에는 예수탄생부터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에서 처형당하기까지 생애를 표현하는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 축제 역시 우리나라의 단오제와 같이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재로서 등재되어 있다. 이 기간에 예수의 성혈 유물 역시 공개하며, 많은 이들이 기도를 위해 찾아온다고 한다. 


5월 예수승천제 퍼레이드 장면 (이미지출처: Deposit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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