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브뤼셀의 그랑플라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Grand Place

벨기에는 지정학적으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와 인접해 있으며, 영국과는 바다를 건너면 바로 갈 수 있는 초강대국들 사이에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와 같이 강대국들간의 전쟁에 휩쓸려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지정학적 위치는 현재 벨기에를 유럽연합EU의 중심으로 만들어놓았으며,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은 EU의 수도로서 EU의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본부, 세계무역기구(WTO)본부 등 130여 개 국제본부가 들어서 있다. 


유럽 의회 건물 (이미지출처: 유럽 의회 웹사이트)


브뤼셀에서도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그랑플라스다. 유럽 특유의 광장문화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의 마요르광장이나 베니스의 산마르코광장과 흡사한 느낌을 들게 만들지만 마요르광장이나 산마르코광장이 단일건물 중심으로 광장을 만들었다면 그랑플라스는 공공건물과 개인건물들이 매우 아기자기하게 들어서 있어 훨씬 아름다운 보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랑플라스의 야경 모습 (이미지출처: opera.be)


유네스코 기록에 따르면, 그랑플라스에 대한 최초 기록은 1174년으로, 당시에는 네더마르크트(낮은 시장이라는 뜻)로 불리었다가 13세기부터 건물들이 들어서고, 15세기에 시청이, 16세기에 왕의집이 세워지며 현재의 광장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그랑플라스라는 이름은 18세기부터 불리어졌다고 한다. 


전쟁의 화마는 그랑플라스에게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는데 17세기 프랑스 루이14세가 엄청난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을 치를 때 영국, 네덜란드 군대가 벨기에에 주둔해 있었다. 루이14세의 군대는 7만명의 프랑스군을 보내고 4천여발의 포탄을 브뤼셀에 퍼부었는데, 그 때 그랑플라스도 시청사 일부, 왕의 집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파괴되었다. 


시청 City Hall (Hotel de Ville)

높이 96m의 첨탑을 가운데 두고 양쪽 대칭구조를 갖고 있는 고딕양식의 건축물이다. 물론 시대적 흐름에 맞게 완전 고딕보다는 아치형 창문과 기둥 등은 르네상스양식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브뤼셀 시청사 (이미지출처: Nicole Basaraba, mandalime)


첨탑의 맨 꼭대기에는 황금색의 성 미카엘 천사 조각상이 밝게 빛나고 있다. 브뤼셀의 수호성인으로서 가장 높은 곳에서 이곳을 지켜주는 듯하다. 첨탑에 올라가면 브뤼셀의 전경을 다 볼 수 있다고 하니 체력좋은 사람이라면 한번 올라가볼만 할 것 같다. 


그랑플라스의 건물들은 대부분 길드하우스로서, 당시 유럽지역의 길드하우스는 저마다 자기 업종의 상대적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건물 외부에 상당히 화려한 치장을 많이 했다. 바로크양식, 황금색 도금 등 매우 화려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또 저마다 조각상을 설치해서 뽐내기도 했다. 


지금 건물들마다 붙여져 있는 이름들은 이 조각상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경우가 많다. 또한 건물 마다 황금색의 년도 표시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데 언제 재건축을 했는지의 표시라고 한다. 

길드하우스의 장식용 황금조각상 (이미지출처: TravelJournalist.com)


왕의 집 Maison du Rai (Museum van de Stad Brussel)

이름이 왕의 집이지만  실제로 왕이 살았던 곳이 아니다. 이곳은 1515년에 빵 시장으로 세워진 건물로서 1873년에 재건축되었다. 


왕의 집 전경 (이미지출처: Wikipedia)


현재는 브뤼셀의 시립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내부에 다양한 브뤼셀 시의 역사자료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3층에는 세계 각국에서 선물로 온 오줌싸게 동상의 옷 750벌을 전시하고 있다. 


시립박물관으로 사용중인 왕의집 내부 (이미지출처: 브뤼셀 시립박물관 웹사이트)


고디바 초콜릿 본점

왕의집 바로 오른쪽 옆에는 고디바 초콜릿의 원조가게가 있다. 매우 다양한 초콜릿, 비스킷 뿐만아니라 커피, 코코아, 홍차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고디바가 사용중인 건물 (이미지출처: Familypedia - Fandom)


가격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비싸다는게 단점일 뿐 눈만 호강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고디바의 초콜릿, 초콜릿이 뭍혀있는 딸기 한봉지에 8.5유로로 좀 비싼 편이다 (이미지출처: Pinterest)


브라반트 공작의 집

고디바 초코릿 옆에서 광장의 한쪽면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아치형 지붕을 가진 이 건물은 브라반트 공작의 집이라 불리우는데, 브라반트 공작이 살았던 집이 아니라 1층 외벽을 따라 브라반트공작의 흉상이 조각되어 있기 때문이다. (17세기경 벨기에는 브라반트 공국이라는 이름이었다) 


브라반트 공작의 집 (이미지출처: Wikimedia)


이곳에는 초콜릿박물관이 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 초콜릿의 제조과정을 볼 수 있으며, 시식도 할 수 있다. 


맥주양조업자 길드하우스

그랑플라스는 최고의 상업지역인만큼 다양한 길드하우스들이 인근에 존재한다. 시청사의 왼쪽에 있는 길드는 황금나무 양조업자 길드하우스로서 건물꼭대기에는 도시로서 브뤼셀을 처음 만든 샤를 드 로레인(샤를마뉴 대제의 후손)의 황금 기마상이 서 있다. 


길드하우스의 건물들, 가운데가 맥주양조업자 길드하우스다 (이미지출처: Erasmusu.com)


맥주양조업자인 만큼 현재도 지하에는 맥주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5유로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맥주 시음을 할 수 있는데, 박물관으로서 매우 작고 볼거리도 많지 않아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백조의 집 (정육업자 길드하우스)

양조업자 길드하우스 바로 옆에 붙어 있으며, 입구에 백조의 조각이 세워져 있어 백조의 집이라 불리는 건물은 정육점 길드가 있던 곳이다. 현재는 레스토랑으로 쓰이고 있는데, 칼마르크스와 엘겔스가 이곳에서 공산당 선언문을 작성했었다고 한다. 


백조의 집 전경과 마르크스의 표식 (이미지출처: RTBF.be, flickriver.com)


유럽의 많은 건물들에게서 건물과 건물 사이에 전혀 빈틈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14세기 유럽지역에 페스트가 창궐할 때 쥐들의 이동경로를 없애기 위해 일부러 빈틈없이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그랑플라스의 아침은 유명한 꽃시장으로 탈바꿈한다. (봄에 이곳에서는 꽃으로 카페트를 만들어 축제를 한다) 그리고 저녁은 건물마다 제각기 멋진 조명을 받아 야경을 뽐낸다. 그러기에 아침, 낮, 밤 3번은 와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꽃 카페트가 깔린 광장 (이미지출처: Around The Gl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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