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고딕 성당인 퀼른 대성당, 독일에서 가장 높은 위상을 갖고 있는 성당인 만큼 대주교의 권력 또한 황제 못지 않았다. 어쩌면 공국의 왕들의 투표에 의해 선발되는 황제보다도 더 큰 권력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특징이 잘 나타나 있는 곳이 바로 대주교의 별궁인 아우구스트부르크성이다.
아우구스투스부르크성 Castle of Augustusburg
브륄의 아우구스투스부르크성은 퀼른 성당의 대주교인 아우구스트가 여름을 나기 위해 지은 화려한 별장용 궁전으로 여러 면에서 볼 때 뷔르츠부르크 궁전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퀼른 남쪽으로 자동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바로크의 양식 건축 유행이 지난 뒤 로코코 양식으로 지은 궁전으로 당대 예술가들이 총 집결해서 만든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유네스코에서는 이 궁전을 198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켰다.
바로크양식 vs 로코코양식
르네상스 이후 절대왕정 시대에 권력에 대한 과시를 위해 크고,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건축 양식이 바로크 양식이다. 대칭/비대칭/과장 등의 역동적이고 극적인 공간 배치와 빛의 극적인 효과 역시 중시여겼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로코코양식은 루이14세가 사망하며 절대왕정의 흐름이 다소 꺽인 시대에 등장하였다. 바로크와 같이 화려하지만 바로크보다는 좀더 약화되었으며, 파스텔 색을 자주 사용하고, 좀더 섬세하고 곡선을 많이 사용하는 등의 여성성이 돋보이는 양식이다. 독일 포츠담의 상수시 궁전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구분을 해도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두 양식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시기적으로 뷔르츠부르크 궁전보다 조금 늦은 시기인 1725년에 지어진 궁전으로, 프랑스 풍의 건축과 정원 방식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작은 베르사유 궁전이라는 얘기도 있으며, 같은 로코코 양식의 건물인 오스트리아의 쉰브룬 궁전과도 흡사한 모습을 갖고 있다.
아우구스투스부르크성의 내부 역시 많은 예술가들이 장식에 참여했기에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뷔르츠부르크 궁전의 계단방처럼 아우구스투스부르크 성에도 발타자르 노이만이 프레스코 천장화가 있는 계단방을 도입하여 성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배가시키고 있다.
아우구스투스부르크상의 정원은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과 거의 흡사하게 조성되어 있다. 가운데 연못을 중심으로 기하학적인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분수를 통해 한층 고급스러움을 높인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나폴레옹도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팔켄루스트 Falkenlust
아우구스투스부르크성에서 정원을 따라 2km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매사냥용 별궁이다. 아우구스투스부르크성과 마찬가지로 역시 로코코 양식으로 지어졌다.
규모는 1층은 사냥손님용 공간이고 2층은 대주교의 전용공간이라는데 그래서인지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의 모습이 훨씬 화려하며, 특히 황금색과 푸른색의 조합으로 장식된 거울의 방은 이 별궁에도 얼마나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는지 보여준다.
건물의 한 켠에는 성마리아 예배소가 있는데, 내부에는 조개껍질로 화려하게 장식하여 마치 바닷속 동굴의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