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슈파이어 대성당 - 독일 역대 황제들의 묘지 Speyer Cathedral

독일의 허브공항이 있는 프랑크푸트르, 이곳에서 남쪽으로 1시간 가량 가면 하이델베르크가 나온다. 독일의 2번째 세계문화유산은 바로 하이델베르크 인근에 있는 슈파이어대성당이다. 


슈파이어 대성당의 전체 모습 (이미지출처: Wikipedia)


슈파이어 대성당은 바실리카 양식의 건축물로서 1030년에 건축이 시작되어 1106년에 완공되었다. 건물의 대부분은 콘라트2세 때 지어졌고, 하인리히 4세 때는 좀더 발전된 건축기법이 적용되어 보수되었다.  


바실리카 양식

바실리카는 원래 고대 로마의 재판장, 시장, 관공서 같은 공공 목적으로 지은 건물을 뜻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측면이 길쭉한 직사각형의 집회실을 뜻하기도 하고, 로마제국이 카톨릭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교회를 칭하는 말로쓰이기도 하였다. 



바실리카 양식과 대표 사례인 피렌체의 성 로렌초 성당 (이미지출처: 마루건축사무소, Magerson)


슈파이어 대성당은 신성로마제국의 시작과 함께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폭 30m, 길이 133m, 높이 72m의 당시로서는 최대 규모의 성당이 될 수 있도록 건축되었다. 또한 동서의 측랑이 있어 위에서 볼 때 건물이 십자가 형태를 띌 수 있도록 했다. 


슈파이어 대성당 공중샷 (이미지출처: Wikimedia)


슈파이어 대성당은 몇 차례 보수를 거치며 전면부는 로마네스크 양식을 띄게 되었고, 뒤쪽 돔은 바로크양식으로 지어지는 등 여러 건축 방식이 혼재되어 있다. 대성당은 신성로마제국의 대표성당으로서 이후 독일 내 로마네스크 성당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슈파이어 대성당의 내부 모습 (이미지출처: Tourist-Information, Time Travel Turtle)


성당의 지하 석실에는 약 300년 동안 신성로마제국 황제들의 묘지로도 사용되어 왔기에 역대 제국의 황제들은 이 성당의 장식에 매우 많은 신경을 써왔다. 하지만 프랑스나 영국처럼 절대 왕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신경을 썼다하더라도 프랑스의 초기 성당들의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투박한 아름다움이 묻어나오는 듯 하다. 


신성로마제국의 탄생

프랑크왕국의 카를 대제 사후 프랑크 왕국은 3명의 자식들에 의해 서프랑크, 남프랑크, 동프랑크로 나눠졌으며, 동프랑크가 오늘날 독일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동프랑크 왕국은 특히 왕국의 안정을 위해 교황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졌는데, 그 결과 교황은 멸망한 서로마제국을 잊는 새로운 제국인 신성로마제국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한다. 

당시 독일 지역은 절대 권한을 갖고 있는 황제가 있기보다는 각 지역마다 분권화된 공국 형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황제의 독재를 우려해 각 공국이 선거를 통해 황제를 선출하는 중세에서는 보기 드는 아주 독특한 황제 선정 방법을 갖고 있었다. 


슈파이어 대성당의 지하석실 (이미지출처: Tourist-Information, Global Geography.org)


성당은 1689년 프랑스 루이 14세 시설 전쟁에 따른 큰 화재로 심각하게 파괴되었으며, 1755년에도 붕괴 위험이 있어 재건의 절차를 밟았었다. 


신성로마제국이 나폴레옹에 의해 멸망되면서 슈파이어 성당 역시 나폴레옹 군에 의해 창고 겸 병원으로 사용되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지만 큰 전쟁의 회오리 속에서도 원형을 유지해 오고 있으며, 지금도 보수 공사를 지속하고 있다. 


고딕 성당의 화려함에 익숙한 관광객에게는 다소 실망을 줄 수 있겠지만 독일 왕국의 역사적 기원과도 관련되기에 매우 의미있는 성당이라 생각된다. 


슈파이어 대성당의 전면 파사드 (wiki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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