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헨대성당 Aachen Cathedral - 독일 최초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독일에는 2018년 현재 45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등재되어 있다. 많은 문화 유산이 있음에도 관광객들은 독일보다 프랑스를 선호하는게 현실인 듯하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통일된 왕권 중심 국가로서 안정된 운영과 함께 오래전부터 문화적 꽃을 피어왔으나 독일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지역이 뿔뿔이 흩어져 있었으며, 비스마르크에 의해 통일 왕국으로서 독일의 모습을 갖춘 것은 200년도 되지 않는다. 또한 세계1, 2차 대전의 주인공 격이기에 전쟁으로 피해도 상당한 편이다. 


독일 여행책에서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대한 소개는 별로 없고, 또 세계유산이 있는 도시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도시가 아니다 보니 많이 알려지지 않는 것도 많다. 아헨대성당도 독일 최초의 유네스코 등재 유산이지만 바로 이런 류에 해당되는 듯하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와 접해있는 아헨 지방. 

이곳은 옛날 독일과 프랑스가 나눠지기 전 프랑크 왕국을 호령했던 카를 대제(프랑스에서는 샤를마뉴, 라틴어로는 카롤루스 대제라고 불린다)가 통치의 중심지로 삼은 곳이다. 


아헨대성당의 옆 모습, 독특한 양식이 혼재된 모습이 보인다 (이미지출처: Pinterest)


아헨대성당의 기원은 카를 대제가 이 지역에 790년 경에 궁정 예배당을 건설하면서 부터이다. 카를 대제는 이 예배당을 지을 때 당시로서는 최대 크기였던 돔, 그리스에서 가져온 기둥과 이탈리아 대리석, 청동 창문 등을 가미하며 다른 어떤 예배당보다도 크고 화려하게 만들고자 했다. 


400년경 동/서 로마로 분리된 뒤 476년 서로마가 게르만 침입에 의해 멸망하면서 카를 대제는 이 성당을 통해 종교적 부흥과 함께 구 서로마제국의 부활, 그리고 이 지역의 패권을 확고히 하고자 했었다. 


아헨대성당의 뒤쪽 모습, 전형적인 고딕의 모습을 띤다 (이미지출처: pixabay.com)


8각형의 돔형 구조의 예배당은 이스탄불에서 자주 보이는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이후 성가대석 등은 고딕양식으로 지어졌다. 또한 1656년에 대화재로 성당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는데 이 때 예배당의 돔은 바로크 양식의 돔으로 바뀌었으며, 1884년에는 첨탑이 세워졌다. 


긴 세월 동안 다양한 건축 양식이 결합된 성당이지만 언밸런스를 느끼기보다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굳건히 남아 있는 숭고미를 느낄 수 있는 성당이다. 


화재 전 성당 이미지와 아헨지역 대화재 당시 모습 (이미지출처: 아헨대성당 웹사이트)


성당 내부도 외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역사적 유산을 볼 수 있다. 외부 돔과 마찬가지로 비잔틴 양식의 성당 답게 내부도 8각형과 16각형의 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2층에 있는 8각형의 벽은 아치형 구조와 함께 그리스에서 가져온 기둥을 장식과 지지대 역할로 사용하고 있다. 


아헨대성당의 내부 모습, 2층은 8층, 1층은 16층의 모습을 갖고 있다 (이미지출처: pixabay.com)


카를 대제는 814년에 사망하며 이 성당에 안치되었으며, 1165년에 신성로마제국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프리드리히 1세가 봉헌한 샹들리에가 성당에 들어가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으며, 1215년에는 프리드리히 2세가 카를 대제의 유골을 황금 유골함으로 옮겨 안치했다고 한다. 


아헨대성당의 황금유골함과 상들리에 (이미지출처: 위키피디아)


이외에도 성당 부속 보물실에는 성모마리아의 유물함, 금제 로타의 십자가, 진주를 수놓은 짙은 청색의 벨벳 제의 등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성모마리아의 유물함에는 예수의 강보, 예수가 허리에 둘렀던 천, 성모마리아의 옷, 세례 요한이 참수당했을 때 입었던 옷이 담겨져 있다고 하며, 순례 행사가 있을 때 순례객에게 일부 개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성당 부속 보물실의 보물들, 왼쪽부터 성모마리아 유물함, 로타의 십자가, 카를 대제의 뿔나팔 (이미지출처: 네이버 블로그 unesco114)


성모와 성인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이유로 아헨 성당은 많은 카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의 장소가 되었으며, 지금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성당이 되었다. 


아헨대성당이 의미있는 또하나의 이유는 바로 카를 대제의 왕좌가 있다는 것이다. 대리석으로 만든 바닥 위에 6단의 계단, 그리고 그 위에 나무로 왕좌가 있는데, 963년부터 1531년까지 600여 년 동안 30여명의 독일 왕이 여기에서 대관식을 거행했다. 


카를 대제의 왕좌 (이미지출처: 아헨대성당 웹사이트 및 위키피디아)


각종 유물들과 함께 성당 자체의 건축학적 의미, 독일 왕들의 대관식 현장이었던 아헨 성당은 유네스코에서 그 가치를 매우 높게 여겨 독일에서 가장 최초인 197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세계 1, 2차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가치있지 않는가 싶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의 고딕 성당은 거의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많은 비슷한 성당을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헨대성당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인상을 주는 성당으로 꼭 들러봐야할 곳으로 보인다. 


참고로 입장은 무료인데 사진을 찍으려면 기부금으로 1유로를 내야한다고 한다. 


아헨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이미지출처: Travel Past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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