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센 강변 6 - 퐁네프, 알렉상드르3세 다리, 예술의 다리

센 강에는 현재 모두 37개의 다리가 있으며 이 중에 10여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 한강의 경우 강폭이 워낙 넓어 걸어서 건너는 사람이 별로 없는 반면에 파리의 다리들은 강폭이 100m도 되지 않아 대부분 걸어서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으며 (37개 다리 중 2개는 자동차 전용 다리, 2개는 지하철 전용 다리) 차도 없이 인도로만 되어 있는 다리도 있다


이 다리들 중에서 많이 알려진 다리가 퐁네프 다리, 알렉산더3세 다리, 예술의 다리 등일 것이다. 


센 강변 주변의 다리들 (이미지출처: Wikimedia)


퐁네프 Pont Neuf

퐁네프 다리 Pont Neuf는 새로운(Neuf) 다리(Pont)라는 뜻으로 파리에 생긴 첫번째 석조 다리다. 이전에 두 개의 다리가 더 있었으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퐁네프 건설 이후 센 강에는 다리가 계속 생겨 지금은 총 37개나 된다. 결국 퐁네프의 이름은 새로운 다리인데 아이러니하게 센 강 다리 중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가 된 것이다 (스페인 론다에도 누에보 다리가 이와 비슷한 이름이다.)


퐁네프 다리 (이미지출처: GlobeTrotter)


우리나라 중년층에게는 1991년 개봉한 레오 까락스 감독의 퐁네프의 연인들로 훨씬 익숙한 다리일 것이다. 영화에서 퐁네프 위에서 춤추고 사랑하는 연인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퐁네프의 연인들의 한 장면 (이미지출처: esztorszag.hu)


시테 섬의 서쪽 끝 부분에서 센 강의 양쪽 강변을 연결하고 있는 퐁네프는 1577년 앙리3세 때에 첫 공사가 시작되어 1607년 앙리4세 때 완공한다. 완공식 때 앙리4세가 백마를 타고 건너면서 첫 개시를 하였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리 중간에는 앙리 4세의 기마상이 세워져 있다. 물론 다른 대부분의 왕을 상징하는 유물처럼 프랑스혁명 때 파괴되었다가 이후 다시 복원되었다.


다리의 아치 위에는 385개의 사람 얼굴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발사, 건달, 치과의사, 소매치기 등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익살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로 하여금 다리를 지킬 수 있게 하려는 의도가 숨여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퐁네프의 얼굴 조각상과 기마상 (이미지출처: Maclean Photo)


퐁네프 이전의 다리는 다리 위에 가옥들이 있어 상업적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도심의 공기 순환을 저해한다는 의견에 따라 가옥 없이 순수히 다리 역할만을 위해 지어졌으며, 통행하는 마차로 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인도도 상대적으로 넓게 만들어졌다. 


퐁네프의 모습 (이미지출처: Thousand Wonders)



알렉상드르 3세 다리 Pont Alexandre III

알렉상드르 3세 다리는 센 강의 북쪽인 1900년 세계박람회를 위해 지은 그랑팔레와 프티팔레와 남쪽인 나폴레옹의 묘지가 있는 앵발리드를 연결하고 있다. 강 양쪽에 모두 아름다우면서도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있기에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역시 이에 뒤떨어지지 않게 매우 아름답게 지어졌다. 


알렉상드레3세 다리 (이미지출처: Thousand Wonders)


센 강의 37개 다리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 다리는 러시아와의 돈독한 동맹관계를 위해 착공되었는데, 그래서 다리 이름도 1896년 파리를 방문한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차르)인 니콜라스 2세의 아버지인 알렉산더 3세의 이름이 붙어 있다.  


2011년 개봉한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들이 비를 맞으며 걷는 다리가 바로 알렉상드르 3세 다리다. 어떤 관광객들은 비가 올 때 일부러 찾아간다고 한다. 


영화 'Midnight in Paris'의 한장면 (이미지출처: cheatsheet)


철제 아치와 양쪽 지지 축을 바탕으로 가운데 기둥 없이 지어진 당시 매우 획기적인 건축 기법이 동원되었으며, 그랑팔레와 앵발리드의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다른 다리보다 낮은 6m 높이로 지어졌다. 그리고 다리 위에는 모두 4개의 금도금된 날개 달린 천마상이 조각되어 있어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준다. 


알렉상드레3세 다리의 조각상 (이미지출처: EUtouring.com.jpg)


예술의 다리 Pont Des Arts (퐁데자르)

프랑스혁명 이후 루브르궁은 궁전으로서 역할을 다하게 되는데 특히 나폴레옹1세가 본인의 정복 전쟁에서 약탈(수집?)한 예술품을 전시하기 위해 루브르궁에 있던 예술가들을 쫓아내고 루브르궁에 상주하던 학사원 Institute de France를 센 강의 건너편으로 보낸다. 


퐁데자르의 야경 (이미지출처: PhotoSerge)


루브르와 학사원을 연결하기 위해 나폴레옹1세의 의해 지어진 예술의 다리는 1804년 최초의 철교로 완성되었다. 하지만 아치형 철교로서 하중의 과다하게 걸리면 무너질 염려가 있어 차량의 통행은 불가능하며 사람만 건널 수 있게 되어 있다. 석조 다리에 비해 철교는 튼튼하지만 그만큼 세월에 따른 침식도 더 빠른 단점이 있어 오래된 철골 구조물들은 항상 보수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퐁데자르의 학사원 방면 (Shutter Warrior)


루브르와 학사원의 야경이 아름다워 주로 밤에 야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며, 여름에는 다리 위 여기저기에서 공연하는 사람들도 있고, 음식과 맥주를 먹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연인들의 사물쇠가 있던 모습과 철거 당시 모습 (이미지출처: CityMetric)


서울의 남산 타워처럼 다리 난간에는 연인들이 사랑의 징표로 자물쇠를 많이 걸어놨었는데 다리의 안전을 위해서 지금은 다 철거되었다고 한다. (철거되었지만 언젠가 또 생기지 않을가 싶다) 연인들에게 는낭만의 상징이 하나 사라져서 많이 아쉬울 것 같다. 


퐁데자르의 해질녁, 저멀리 에펠탑도 보인다. (이미지출처: photoser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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