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 - 로마 제국의 온천과 조지왕 시대의 건축물 Bath

보통 스톤헨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함께 여행하는 곳이 바로 배스(바스, Bath)다. 스톤헨지에서 서북쪽으로 1시간 정도만 가면 또다른 세계문화유산을 볼 수 있으니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여행 소개책인 론리플래닛 영국판에서는 영국 최고의 여행경험 12를 소개하면서 런던과 에딘버러 다음으로 배스를 꼽고 있다. 목욕탕이 워낙 유명한 지역이기 때문에 영어의 'Bath'는 이 지역의 명성 덕분에 뜻도 '목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1세기 중반 건립된 로마목욕탕인 로만배스 The Roman Baths를 비롯해 로얄 크레센트 Royal Crescent, 어셈블리 룸 Bath Assembly Rooms 등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들어 서 있어 도시 전체가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로만 배스 The Roman Baths


영국에서 유일하게 천연온천수가 솟아나오는 지역. 오래전부터 로마는 온천문화가 발달되어 있었는데, 로마가 잉글랜드를 점령하면서 로마군의 휴식을 위해서 이곳에 목욕탕을 짓고 정착하며 화려한 도시문화가 발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당시 온천수와 건물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뜨거운 물을 솟아 내보내고 있다. 


   

로마인이 오기 오래전부터 이미 온천으로 알려져 있었고, 로마가 점령하면서부터 목욕탕 단지와 술리스 미네르바 신전이 지어졌다고 한다. 술리스 미네르바 신전은 현재 남아 있지 않고, 킹스 배스 아래 유적지만 확인할 수 있다. 


   

로만배스의 중심은 그레이트배스라는 욕탕이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이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안쪽면에는 납을 대웠으며, 1.6m로 욕탕치고는 다소 깊은 편이다. 신성한 샘물이라는 Sacred Spring에서 여전히 46도의 온수가 나와 이곳을 채우고 있다. 예전에는 둥근 아치로 덮여 있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그냥 뻥 뚤려 있다. 




로열 크레센트 Royal Crescent


배스는 1세기 이후 들어선 로마건축물과 함께 18세기 조지 왕시대에 문화 중심 도시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그 중에 대표적인 건물이 로열 크레센트다. Crescent(초승달이라는 뜻이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반원 형태의 대칭구조를 띤 타운하우스로서 당시 이 지역의 주요 건축물의 설계를 담당한 존 우드의 아들에 의해 설계되었다. No.1 로열크레센트에 들어가면 당시 호화로운 상류층들의 생활문화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로열 크레센트 위쪽에는 랜스다운 크레센트라고 존 파머가 설계한 건물이 있는데, 역시 초승달 모양의 건물 형태를 띄고 있다. 피렌체나 바르셀로나 처럼 르네상스 양식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들은 잘 정비된 도로, 정사각형과 같은 건물 구조 등 균일한 거리 설계를 가지고 있는데, 배스는 이런 틀에서 벗어나 좀더 자연 조건에 맞춘 건축물 형태를 볼 수 있다. 


 



서커스 The Circus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형의 모습을 띤 타운하우스다. 존 우드가 설계했으며, 로마 콜로세움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3개의 도로를 끼고, 가운데에는 커다른 나무를 가진 원형 로터리 모습을 갖고 있다. 로열 크레센트와 서커스 모두 팔라디오 양식의 건축물이라고 한다. 


팔라디오는 르네상스 후반부 이탈리아의 건축가로서 당시 르네상스 양식의 폐쇄적인 건물구조에서 벗어나 기둥과 창을 통한 내/외부의 개방성을 강조했다. 


이 당시에 바로크 양식의 과도한 장식에 대한 반동으로 팔라디오의 건축풍을 다시 적용하게 되었는데, 고전적인 순수함, 자연스러움을 특징으로 하며, 이러한  점이 18세기 조지 왕 시대의 주요 건축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어셈블리룸과 같은 건축 구조는 팔라디오 건축풍의 전형으로서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저택에도 많이 적용되었다.  


   



어셈블리룸 Assembly Rooms (패션박물관)


존 우드의 아들에 의해 1769년에 설계되었으며, 현재는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곳은 Circus와 Royal Crescent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지역 상류층들의 무도회나 콘서트, 도박 등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은 영국의 유명한 건축물들을 의도적으로 폭격했다고 하는데 그 때 이 건물도 파괴되었다가 1963년에 다시 복원되었다. 


현재는 결혼식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지하에는 패션박물관이 있는데 로열배스와 티켓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이 들어보기에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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